자연을 걷는 일이 특별한 일이 되어버린 시대, 서울의 한복판에서 초록으로 둘러싸인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정원 축제가 개막했다. 12만 평 규모, 5개월간 이어지는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도시 생활에 자연을 더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보라매공원에서 만나는 ‘삶의 정원’

사진=한국관광공사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5월부터 10월까지 총 152일간 열린다. 올해는 ‘도시 속 삶과 정원의 연결’을 주제로,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획되었다. 도심 중심부에서 정원 예술과 휴식, 산업과 배움이 어우러진 보기 드문 축제로 기대를 모은다.
보라매공원은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도심 속 녹지로, 과거 공군사관학교 부지였던 역사적 공간이다. 넓은 잔디광장과 숲길, 생태연못 등이 잘 조성돼 있어 시민들의 일상 산책지로도 사랑받아 왔다.
‘가든 워케이션’부터 ‘가든 웨딩’까지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정원 전시를 넘어, 정원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실험하는 장으로 기능한다. 실제 정원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보라매 가든웨딩’, 야외 업무와 휴식을 동시에 경험하는 ‘가든 워케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정원 속에서 펼쳐지는 토크 콘서트와 문화 행사는 예술과 삶이 만나는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특히 24일 열리는 ‘정원도시 서울 토크콘서트’에는 서울시장 오세훈, 가수 브라이언, 조경 디자이너 이해인 등이 참여해 도시와 자연의 공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모두를 위한 정원, 모두를 위한 동선

사진=한국관광공사
‘정원동행투어’는 휠체어, 유모차 이용자, 어르신, 다문화가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무장애 동선과 다양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장에서는 전동 휠체어 대여도 무료 제공되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안내도 준비돼 있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형 정원,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 정원 등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산업, 상생, 그리고 녹색경제

사진=한국관광공사
정원 관련 산업과 지역 상생도 중요한 축의 하나다. 7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정원마켓’에서는 정원 소품, 식물, 정원 설계 상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도시농업, 조경 기술 등 실생활과 연결된 정보도 풍부하다.
또한 소상공인 푸드트럭과 농산물 직거래장 ‘서로장터’, 장애인 생산품 판매 ‘행복장터’ 등이 운영되어, 박람회가 지역경제와 공동체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관람객을 위한 혜택과 지역 연결
박람회 참여자에게는 보라매공원 인근 카페, 음식점에서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이 제공된다. 동작구는 박람회 연계로 ‘동작사랑상품권’을 10% 할인된 가격에 특별 발행하며, 지역 소비와 방문을 유도한다.
또한 ‘가든 스탬프투어’에 참여하면 소정의 선물이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관람객들의 참여도를 높이는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결론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자연을 위한 축제가 아니라 삶을 위한 정원, 도시를 위한 실험실이다. 단순한 볼거리에서 벗어나, 정원이 도시를 바꾸고 사람을 연결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지난해 광진구 뚝섬에서 열린 박람회에만 780만 명이 다녀간 것처럼, 올해도 수많은 이들이 일상 속 새로운 자연을 찾기 위해 보라매공원을 찾을 것이다. 자연과 예술, 지역과 경제가 만나는 정원 속에서, 삶의 여유를 직접 경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