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 하면 뭐가 먼저 떠오르나? 칼바람 맞으며 오들오들 떠는 모습인가? 만약 그렇다면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진짜 겨울바다의 묘미는 차가운 공기 속에서 느껴지는 쨍한 해방감이다. 오늘은 내가 직접 다녀오고 반해버린 실패 없는 겨울바다 스팟을 딱 정리해준다. 저장해두고 주말에 바로 떠나도 좋다.
🌊 강릉 안목해변 커피 한 잔의 여유가 다르다
동해바다를 빼놓고 겨울바다를 논할 수 없다. 하지만 같은 동해라도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무조건 강릉 안목해변을 꼽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바다를 보는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는 단순히 모래사장을 걷는 게 전부가 아니다. 줄지어 선 카페 통유리 너머로 성난 파도를 감상하는 맛이 있다. 밖은 영하의 날씨지만 내 손에는 따뜻한 커피가 들려 있는 그 온도 차이가 핵심이다. 파란 물색이 유독 짙은 안목해변은 바라만 봐도 속이 뻥 뚫린다. 주차 전쟁이 싫다면 오전 10시 이전에 도착해서 여유롭게 즐기는 걸 권한다. 바다 멍때리기 가장 좋은 시간대다.
🌅 태안 꽃지해수욕장 일몰이 전부다
동해가 파란 맛이라면 서해는 붉은 맛이다. 겨울에는 공기가 건조해서 여름보다 훨씬 선명하고 붉은 노을을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태안 꽃지해수욕장은 일몰 하나만 보고 달려가도 기름값이 아깝지 않다.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사이로 해가 떨어지는 순간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여기서 인생 사진 못 건지면 그게 더 이상하다. 팁을 하나 주자면 썰물 때를 맞춰 가면 바위 근처까지 걸어갈 수 있다. 물이 찼을 때와 빠졌을 때의 매력이 완전히 다르니 물때표 확인은 필수다. 해 지기 30분 전에 도착해서 차분하게 기다려라. 그 고요함이 주는 위로가 상당하다.
🌉 부산 기장 오시리아 해안산책로의 세련됨
부산 하면 해운대나 광안리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겨울에는 기장이 답이다. 사람이 너무 붐비지 않으면서도 바다 풍경이 웅장하고 무엇보다 걷기 좋게 길이 잘 닦여 있다.
힐튼 호텔 앞 오시리아 해안산책로는 모래가 신발에 들어갈 걱정 없이 깔끔하게 겨울바다를 즐길 수 있다. 갯바위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잡념이 싹 사라진다. 걷다가 추우면 근처의 힙한 카페나 서점으로 바로 피신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도시적인 느낌과 자연이 섞인 세련된 겨울바다를 원한다면 무조건 여기다.
🧣 무조건 챙겨야 할 필수 준비물과 꿀팁
겨울바다 낭만도 좋지만 준비 없이 갔다간 감기만 걸려 온다. 롱패딩은 기본이고 핫팩은 주머니가 아니라 목 뒷덜미나 배에 붙여야 한다. 체감 온도가 확 달라진다.
그리고 선글라스를 잊지 마라. 겨울 태양 고도가 낮아서 바다에 반사되는 빛이 여름보다 훨씬 눈부시다. 눈을 제대로 못 뜨면 풍경이고 뭐고 짜증만 난다. 마지막으로 가장 좋은 시간대는 오후 3시부터 해 질 녘까지다. 낮의 파란 바다와 저녁의 노을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고민할 시간에 시동 걸어라. 겨울바다는 지금이 아니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요약하자면 따뜻한 뷰는 강릉 안목 강렬한 일몰은 태안 꽃지 걷기 좋은 길은 부산 기장이다. 이번 주말 춥다고 집에만 있지 말고 딱 하나만 골라서 다녀와라. 다녀오면 확실히 에너지가 달라진다. 도움이 되었다면 공감 한번 누르고 가라.